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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입제도 솔로몬의 해법은 - '고교 간 학력 차'이렇게 풀자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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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입제도 솔로몬의 해법은 - '고교 간 학력 차'이렇게 풀자
"우수 교육과정 운영 땐 해당 고교에 가산점을"

중앙일보 2004.10.11. 이승녕 기자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해 집단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고교 간 학력차 반영의 당위성과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의 허용 한계를 둘러싼 논란이 핵심이다. 대입제도로 인한 갈등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뾰족한 해법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해 당사자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야 할 때다. 이를 3회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

"목표한 대학에서 자기(비강남 출신)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낄 우리 아이. 조선시대 신분사회로 말하면 어느 계층에 태어난 걸까요."(아이디 '지방민')

"특목고 학생들 공부 잘하는 거, 처음 알았나요. 강남 때리기도 이젠 신물나네요."(아이디 'dchung')

지난 8일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이 올해 수시전형에서 학교 간 학력차를 반영하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교육부 발표가 나온 뒤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이다. 각 언론사와 포털 사이트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일부 주장은 감정 섞인 편가르기로 흐르기도 한다. 2008학년도에 새 대입제도가 도입되면 거센 학력차 공방이 벌어질 게 뻔하다. 해법을 찾지 않고는 새 제도의 안착이 어려운 것이다.

◆ 학력차 입장=대학 관계자는 "학력 격차는 엄연한 현실"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들은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 논란에 휘말린 것도 이런 학력 격차를 나름의 방법으로 반영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 A대학 입학처장은 "특목고 100등과 일반고 100등이 똑같나. 또 평준화된 A고와 B고에서 각각 100등이면 학력이 같은가"라고 반문하면서 "모든 학교의 수준이 같다면 등급제는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 간 학력 격차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수험생 개개인의 학력이나 창의력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학력차가 가능성이나 능력의 차이를 드러내 주는 것이 아니다"며 "농촌 아이들이 학력이 떨어진다면 이는 머리가 나쁘고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사교육이나 좋은 교육 받을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해법=고교 간 학력차 문제는 '무시' 또는 '반영'의 극단적 선택으로는 실마리를 풀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교 간 학력 차 반영=고교등급제'라는 잣대를 계속 고집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특히 우수하고 독특한 어학.과학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해 학생을 가르치는 고교에게 입시 때 가산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서울 지역 한 외국어고의 이사장은 "특성화된 고교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학력차를 무시하는 것은 또 하나의 역차별"이라며 "대학이 입시에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을 합리적으로 배려하는 등 다양한 학력차 반영 방법이 연구.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도 "고교가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경쟁을 시키고 이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양대 정진곤 교수는 "미국 대학의 경우에서처럼 대학이 각 고교의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분석 자료를 축적한 뒤 학생 선발 때 활용하는 것은 학교 간 학력차가 아니라 개별 학생의 학력차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고교등급제 시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 교육 현실에선 아직 대학에 고교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분석 자료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한양대 최재훈 입학실장은 "고교의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을 교육청 등 공적인 기관에서 평가, 대학에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투명하고 다양한 방법의 전형을 실시하려는 대학 측의 노력도 학력차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지적한다.

각 대학이 학생 선발의 목표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따른 전형방법을 아주 투명하고 객관적 형태로 제시해야 학력차 반영을 둘러싼 수험생의 불신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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