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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학교·지역간 격차 - 평준화 30년 사실상 실패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6: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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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학교·지역간 격차 - 평준화 30년 사실상 실패
사교육비 3년새 2배로 - 과외병 못잡아
강남지역 서울대 입학률 전국평균의 3배

조선일보 2004.9.10. 박중현 기자

고교생의 지역별 학력차가 크다는 내용의 교육과정평가원 조사 결과는 30년 역사의 ‘고교 평준화’ 정책을 뿌리부터 흔드는 내용이다.

1974년 정부가 고교평준화 제도를 도입하며 내세웠던 주요 명분은 ‘망국적 과외병을 잡는다’는 것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극심한 고교 간 격차 해소’였다. 이른바 일류고와 2·3류고 사이에 존재했던 교사 간 격차, 학교 간 격차를 없애고 학생들 실력을 평준화시키겠다는 게 평준화의 목표였다.

하지만 이날 밝혀진 교육과정평가원의 조사 결과는 ‘학교 간 격차’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내 학교의 학력이 강북이나 지방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대도시 내에서도 차이가 컸다. 특목고와 실업계 고교, 비평준화 고교를 제외한 평준화 지역 고교 간에도 학력차는 뚜렷했다.

평준화 이전의 ‘학교 간 격차’가 ‘지역 간 격차’로 변화됐을 뿐,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제주는 ‘우수학생’이 20.9명이나 됐지만, 울산은 5.4명에 그쳤다. 중학생도 서울 강남의 평균 성적이 61.1점으로 동대문의 49.5점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같은 지역별 학력차의 부분적인 증거는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올해 초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이 발표한 ‘1970~2003학년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신입생 1만2538명 분석’이 고교별 학력차의 좋은 증거다. 1980년대 이후 서울 강남지역 고교의 서울대 입학률은 전국 평균에 비해 2.5배 높게 나타났다. 2003학년도의 경우 강남지역 고교 출신은 전국 평균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서울대 입학률을 보였다.

평준화 정책은 ‘망국적 과외병’도 잡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평준화 시행 초기인 1977년 국내 과외수업비 규모는 2800억원으로 GNP의 0.36%였다. 이것이 1980년에는 0.96%(3280억원), 1990년 1.39%(3조750억원), 2000년 1.03%(7조1270억원)로 불어났다. 그러다 2003년에는 사교육비가 13조6485억원으로 3년 만에 2배로 뛰었다.

이같이 평준화 정책이 지향했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평준화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양대 정진곤(교육학과) 교수는 “좋은 학교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수요가 평준화 체제 속에서도 지역별 학력차를 만들어냈으므로 이제는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평준화 제도를 보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현행 평준화 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다양한 교육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특목고·특성화고·자율학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겠다”고 말만 하고,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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