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상단 글자

자료실

HOME     알림마당     자료실

[기사]기고: 사학 운영권 박탈하려나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6:06:12
첨부파일 :
[기사]기고: 사학 운영권 박탈하려나

조선일보 2004.8.24.
최희선·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우리나라의 사립학교들은 근대교육의 발전과정에서 신교육 도입에 선구적 역할을 했고, 일제시대에는 민족의 자주성을 고취했으며 항일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기도 하였다.
광복 이후 교육인구가 양적으로 확대되고 교육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크게 팽창하는 과정에서도 사학은 교육수요의 상당부분을 충족시킴으로써 부족한 공공재정을 보충하고, 초등교육의 수월성(秀越性) 추구, 중등교육의 보급 확대 및 고등교육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또 근대화 과정에서 사학은 산업발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고급인력을 양성,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 사학의 비중은 학교 수를 볼 때 유치원 48.3%, 초등학교 1.4%, 중학교 23.8%, 고등학교 40%, 전문대학 90%, 일반대학교 84.6%를 차지하고 있어 사학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

그러므로 사학의 발전 없이는 한국교육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사학교육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한국교육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

앞으로도 사학이 국민의 교육기회를 충실하게 확충해 주고, 국가 및 지방의 교육재정 압박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계속하며, 다양성과 창의성 교육을 통해 사학의 특수성과 수월성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직면한 사학에 대한 획기적 대책과 육성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의 사학정책 기조가 육성·지원보다 규제·통제 위주로 지속되어 온 배경에는 사학에 대한 인식 부족과 일부 사학의 비리와 부실로 인한 사학 전체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었고, ‘설립자 부담 원칙’ 고수 등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결과 사학담당자의 의욕이 저하되고, 공립에 비해 사학의 교육여건이 낙후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여당이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사학측의 반발은 물론 시행 부처와도 전례 없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학교장이 교원인사위원회의 제청을 받아 초·중·고교와 대학의 교직원을 임면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은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역기능도 예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이보다 교직원 임면 절차를 투명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 이는 일부 사학의 부조리를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양심적인 사학마저 기본권과 학교운영권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사리(事理)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도리어 사학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견해가 다각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공·사립의 어느 학교로 가든지 교육적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해야 할 교육기회 확충 역할을 상당 부분 사학이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사립학교가 균형적으로 발전되어야만 선진국처럼 우리 교육도 정상화되고 국가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규제·통제적 기조에서 지원·육성의 기조로 사학정책에 대한 새로운 발상전환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사학진흥의 기본방향으로, 사학의 독자성과 특수성을 보장하고,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화하며, 초·중등 사학의 교육여건을 확충하고, 사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안정적인 교육재원 확보 등에 강조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글 [기사]노트북을 열며: 학교문을 닫고 싶은 사람들
다음글 [기사]정년퇴직 교원 1천965명 훈.포장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