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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이렇게 생각한다: 학교발전기금 폐지-국가예산부터 확보돼야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5: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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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이렇게 생각한다: 학교발전기금 폐지-국가예산부터 확보돼야

국민일보 2004.07.23.
임점택(서울 천동초등학교 교장)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년 학기 초부터 학교발전기금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참으로 반갑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학교발전기금이 학교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이를 폐지하고도 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발전해 갈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2003학년에 모금된 학교발전기금은 전체 학교의 63%인 6628개교에서 1623억원이다. 한 학교 평균 2400만원에 달하며 이러한 거금이면 몇 푼 안 되는 학교 예산에서는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초등학교만 보면 전체 모금된 발전기금의 62%인 984억원이나 된다. 이렇게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발전기금이 아무런 대책 없이 하루아침에 없어진다면 학교 형편은 어떻게 되겠는가.

사용처별로 보면 교육시설 확충에 603억원,교육용기자재 및 도서 구입에 495억원,학교체육 학예활동 지원에 218억원,학생복지 자치활동 지원에 307억원이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뤄 학교발전기금은 학교 교육활동에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었는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된다면 그 피해는 바로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 너무나 뻔한 이치다.

학교발전기금은 1998년부터 시행하여 그동안 학교 발전에 많이 기여해온 면도 평가되어야 한다. 열악한 교육예산으로 좀더 좋은 교육 서비스를 하려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열정이 없으면 학교발전기금은 아무런 구실을 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기금 폐지 소식을 접하면서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자발적인 발전기금이 조금씩 변질되면서 사회적인 물의도 빚고 드디어 부패방지위원회에서 제도 개선을 권고하여 폐지 결정까지 내려졌다는 사실이다. 자칫 지금까지 학교발전기금이 많이 모금된 학교나 학교장이 부정부패를 조장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음을 교육부는 간과하고 있는 느낌이다.

“내년부터 학교발전기금제도 폐지. 학부모들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발전기금이나 찬조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과도한 모금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고 불법 찬조금 모금의 빌미가 돼온 학교 발전기금 제도 법령을 개정,내년 1학기부터 폐지키로 했다.”

e교육소식이 전한 교육부 보도 자료와 일간지들의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참으로 서글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국가의 교육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었다면 어떤 학교에서 무엇 때문에 학교발전기금에 의존하여 학교를 운영해 나가겠는가. 학교발전기금을 빌미로 축재했거나 비리를 저지른 자가 있다면 당연히 상응한 처벌을 해야 한다. 문제는 그동안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한 사람은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고 자발적인 학교발전기금을 기부한 학부모는 마치 모두가 강제로 냈다는 불명예스러운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걱정은 학부모가 교육청에는 발전기금을 낼 수 있다고 하는 점이다. 학교에 내면 안 되고 교육청에 내면 된다는 제도는 완전히 학교를 불신하는 것밖에 안 된다. 학부모의 신뢰 없는 학교는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어떻게 학부모가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학교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학생들이 바르게 자라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게 유도하는 듯한 정책이나 제도는 곤란하다. 국가 예산이 충분히 확보돼 학부님들의 자발적인 기부금도 사양하는 긍정적인 방법으로 학교발전기금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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