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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토론광장 - 사립학교법 개정안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5: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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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토론광장 - 사립학교법 개정안: 이래서 반대 - 사학 설립목적 존중해야

국민일보 2004.7.16.
이창희(한국교총 정책위원)

그동안 말 많던 사립학교법이 또 한 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나라의 사립학교법은 1963년 6월 26일 법률 제1362호로 제정된 이후 2000년 1월 28일 법률 제6212호로 28차 개정을 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법 제 1조에는 사립학교법의 목적이 규정되어 있는데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춰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최근에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사립학교들이 이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목적 달성이 안 된 가장 큰 원인은 인사와 회계처리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의 최대 쟁점은 교원 임면권과 이사회 구성 및 권한의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 중 교원 임면권 부분은 사립학교의 건학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사립학교는 그 특수성에 따라,학교법인에 의해 교사가 임면되고 학교 재정이 관리·집행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라고 본다. 다만 교사의 임면과 예산의 집행 등에 있어 학교법인이 무조건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즉 교사의 신규 채용에서 공개 전형을 의무화하고 교원인사위원회 등의 구성에서 이사,외부전문가,동문,교원,학부모 대표 등으로 다양화하여 학교법인의 지나친 권한 행사를 막을 필요는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면에 사립학교 인사의 투명성 확보를 명분으로 사립학교의 특수성과 자율성 보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나친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는 교사 임면이 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또 그 결과를 관할 관청에 성실히 보고하고 있다.

한편 사립학교는 설립자가 설정한 교육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고 그 목적 실현은 바로 학교법인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설립자는 자신의 건학 이념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이사진을 구성할 필요와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또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운 사립학교 설립자의 운영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크다.

사립학교법 개정 자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어떤 법률을 개정하려면 그에 대한 보편·타당성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립학교의 책무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리 관련자가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 등은 보편·타당한 매우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그러나 일부 조항은 보편·타당성이 확립되지 못한 채,지나치게 사립학교를 압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사회 구성에 관한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을 강화시켰는데,이는 사립학교에 책무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권한은 약화시키고 책무성만 강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만일 이대로 사립학교법이 개정된다면 건학 이념을 성실히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부분의 사립학교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음은 물론 새롭게 사립학교 설립에 나설 이유는 더더욱 없어지는 것이다. 사립학교가 비리의 온상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는 비리와는 거리가 먼 학생들 교육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또 우리 나라 교육 발전 과정에서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크고 기여도가 높다는 것도 함께 인정해야 한다.

사립학교의 비리는 반드시 척결돼야 마땅하다. 다만 학교법인의 특성을 인정하고 비리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한 후 개정하되,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교원 임면권만 학교장에게 부여하고 이사회 구성 및 권한을 법으로 제한한다고 해서 사립학교의 비리가 사라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빈대 한 마리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모두 불태워 버릴 것인지 빈대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위치를 찾아내서 그 빈대만을 간단히 처리할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런 전제 조건이 충분히 검토되기 전에는 이번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재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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