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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안병영 부총리에 들어본 '교육개혁'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4: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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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안병영 부총리에 들어본 '교육개혁'

서울신문 2004.04.22. 박홍기기자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23일 취임 4개월을 맞는다. ‘재수 장관’인 안 부총리가 가장 역점을 둔 정책인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핵심, EBS의 수능 방송 및 인터넷 강의는 일단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안 부총리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해열제’의 효력이 떨어지기 전에, 그 방향을 공교육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틀고 있다. 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대학 개혁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대입제도 개선, 대학 서열화 완화, 국·사립대 구조개혁 등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로 꼽는다. 안 부총리에게서 참여정부의 교육 개혁 방향과 함께 교육 현안에 대한 대책·복안 등을 들어본다.
 
 ●“EBS 강의 수능에 충분히 반영”
 
질 : EBS의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가 연착륙했다. 하지만 이미 밝힌 대로 문제는 대학수능 시험과의 연계이다. 일부에서는 80% 정도 출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응 : 수능 방송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는 많은 걱정을 했다. 하지만 학교현장에서 준비에 애쓰신 선생님을 비롯,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성원으로 별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말 다행이다.
  수능 방송 내용을 수능시험 출제에 반영하는 비율을 딱 떨어지게 몇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많이 반영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세우고 있다. 방송 강의는 수능시험 준비에서 보완적인 구실을 한다. 중요한 것은 학교 수업이다.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수능방송을 착실히 들은 학생은 수능 문제를 충분히 풀 수 있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실제 수능시험을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EBS와 방송 초기 단계부터 협의하고 있다. 강의 교재의 구성에도 참여한다. 때문에 평가원은 방송 강의를 통한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내용을 충분히 파악, 반영할 것으로 본다.
 
질 : 보충·자율학습에 관한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일부에서는 예전처럼 반강제적·획일적으로 운영하는 실정이다.
 
응 : 교육감협의회에서 밝힌 대로 보충학습·자율학습에 대한 기본 입장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되, 교육과정에 지장을 주거나 학생의 건강을 해치는 과도한 학습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역의 교육환경 등 특수성을 고려키로 한 교육감협의회의 의견을 존중한다. 하지만 단위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책무성도 강화, 변칙운영 사례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
 
 
 ●“3년 기록한 내신이 수능보다 정확”
 
질 : 2008학년도 대입 제도의 새 틀을 짜기 위해 위원회까지 구성했다. 내신 비중을 높이고 수능 비중을 낮춘다는 기본 방향을 밝혔는데.
   
응 : 대입전형 제도에서 대학의 학생선발권 보장이라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잖게 고교교육 정상화라는 교육적 기능을 간과할 수 없다. 3년 동안 교사들이 기록한 내신이 하루에 치르는 수능시험 성적보다 학생을 훨씬 정확하게 평가하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2008학년도 이후의 대입전형은 고교내신을 위주로 하면서, 수능을 등급으로 활용하거나 최저자격 기준으로 쓰는 등 영향력을 축소하도록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신의 신뢰도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 8월까지 학교현장 및 전문가·학부모 등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질 : 대학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대학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원칙과 방향은.
 
응 :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역할 및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때문에 대학을 ‘공부하는 대학, 연구하는 대학, 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경쟁을 통한 대학의 교육 및 연구력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Post-BK21' 사업을 통한 연구중심대학 집중 육성, 대학 구조개혁 추진, 우수 이공계 인재 적극 양성,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 대학교육의 경제사회 적합성 제고, 대학교육의 국제화·정보화 등이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의 예이다. 이런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을 GDP의 1% 수준으로 확충해야 한다.
   
질 :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 사업과 함께 추진하는 국립대의 구조개혁은.
   
응 :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사업은 지방의 국·공·사립대를 특성화해 우수 인력을 키우고 대학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국립대 구조개혁은 교수 1인당 학생수 감축, 교육과정 개편, 대학 운영의 자율성 제고를 통해 대학 교육의 수월성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립대는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 차원에서 양적 팽창을 계속했다. 현재 대학 44개, 전문대 7개 등 모두 51개교나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립대는 백화점식으로 운영돼 사립대와 차별화가 안 된다.국립대에 대해서는 학생정원 감축, 연합대학 체제 구축, 대학간 통폐합, 행정조직 간소화, 대학 운영 자율성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립대 구조개혁은 대학의 자율과 책임 아래 추진된다. 정부는 제도 개선과 행·재정 지원 등을 통해 국립대의 자발적인 구조개혁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국립대도 이젠 국가 보호막서 벗어나야”
 
질 : 국립대도 이제 국가의 보호막에서 벗어나 경쟁체제로 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학벌 극복 종합대책을 통해 밝힌 국립대 법인화에 관해 말들이 많다. 교육부의 입장 및 방향을 뚜렷하게 밝혀달라.
   
응 : 정부는 개인 역량이 중요시되는 능력중심 사회를 구현하고자 ‘학벌주의 극복 종합대책’을 지난 6일 발표했다. 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의 하나인 학벌극복을, 교육의 형평성 향상과 사회계층간 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국립대의 공익 법인화 문제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논의되다 처음 공론화했다. 이제는 실행 여부에 답을 구하는 수준은 아니다. 국립대도 조직·예산·인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정부도 길을 터줘야 하는 것이다. 국립대의 공익법인화는 대학 운영체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조치인 만큼 신중히 접근할 필요는 있다.
   많은 선진국의 국·공립대들이 공익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일본도 올 4월1일부터 국립대를 행정기관에서 법인으로 전환했다. 국립대가 법인으로 바뀌면 행정조직에 적용되는 많은 규제에서 벗어나 사립대와 같이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고 자발적·적극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때문에 대학 서열구조 개선 및 지방대 발전의 가속화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교직원 신분이 공무원에서 법인 직원으로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뒤따르는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 현재의 대학자율화개혁추진위원회도 대학자율화 및 대학구조개혁추진위원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체벌 전면금지, 아직 사회적 공감대 형성 안돼”
   
질 : 최근 체벌에 연루된 교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교권 강화와 함께 체벌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 아니면 체벌을 전면 금지할 용의는 없는지.
   
응 : 개인적으로 체벌을 하면 안된다는 게 소신이다. 하지만 체벌금지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법으로 완전 금지하면 교원들의 교육 활동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현행법의 규정에 따라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회통념의 합당한 범위 내에서 체벌을 허용하되, 그 내용은 학교 구성원의 민주적 합의 절차를 거쳐 학교 규정에 명시토록 지도하고 있다. 체벌금지는 앞으로 체벌에 대한 사회의 인식변화 추이 등을 봐가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반적인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다.
 
 
 ●“교육구성원 상호간의 신뢰 회복 절실”
   
질 : 초·중학생의 선행학습, 즉 과외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특수목적고 진학 때문이다. 특히 외국어고는 취지와 달리 입시기관화했다. 특목고의 체제 개편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응 : 특목고 운영의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4가지다. 첫째, 설립목적에 맞는 교육과정의 편성·운영을 위한 방안 마련이다. 둘째, 교과능력 위주가 아닌, 해당 분야의 특기와 소질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도록 입학전형 방법을 개선한다. 셋째, 특목고 학생이 관련 전공분야 학업에 전념하도록 특별전형 확대 등 대입전형 방법을 고친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특목고 정상 운영을 위한 장학지도의 강화이다. 현재 태스크포스팀을 짜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질 : 공교육 체제에서 실업계 고교도 중요한 한 축이다. 하지만 일반계 고교에 비해 관심이 적다. 내실화·정예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응 : 실업계 고교 육성대책 등을 세워 추진하고 있으나 학생의 진학기피 현상이 여전한 데다 질 높은 직업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는 고교 단계의 직업교육을 국가 인적자원 개발의 맥락에서 정책을 펼 계획이다. 전문대·산업대 등 직업교육체제 전반과 연계한 종합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실업계고 지원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지식·정보화사회와 평생학습 체제를 고려한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질 :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는다면. 또 교육 주체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응 : 교육계의 많은 문제들은 상반되는 교육이념이 충돌해 발생해 갈등의 폭을 줄이기가 어렵다. 고교평준화제도의 보완 문제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원평가제 개선, 교원호봉체계 개선, 교원 증원, 전문상담 및 사서교사 등 전문직종 증원이 필요한 데 예산 확보가 만만찮다. 특히 교육계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교육구성원 상호간의 신뢰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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