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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당당하게 평가받고 권익도 주장해야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4: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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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당당하게 평가받고 권익도 주장해야
학교 행정가가 말하는 교사 평가제

주간교육정책포럼 2004.02.20.
이상갑(경복고등학교 교장)

유명무실한 현행 근평제도
최근 교사평가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학교교육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교육은 어디까지나 능력 있고 열성적인 교사의 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며, 현장 교육의 사활은 그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선 초,중등 학교에 교사 평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교장이 초,중,고 교원에 대하여 매년 1회 실시하고 있는 현행 근무 평정도 크게 보면 교사 평가의 일환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승진을 위한 참고 자료일 뿐, 근무 평정의 결과가 교원 전보나 교수?학습 지도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은 거의 없다.

현행 근평제도(교육공무원승진규정, 2002.6.25, 대통령령 제17635호)는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해당교의 교사들에 대해 경력과 근무 성적을 평정한다. 근무 성적을 수,우,미,양으로 평정하고, 양 해당자는 승급의 제한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양의 비율은 미에 가산할 수 있으므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학교가 공정한 평가를 위해 다면(多面) 평가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은 극히 미미하여 교수,학습지도 능력 및 생활지도 능력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유명무실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력 없는 교사는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다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교사평가제를 도입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일본 도쿄(東京)도는 수 년간 연구 끝에 지난 2001년 교사 평가제를 도입하여 학생지도능력이나 학급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교사에게는 연수를 받게 하고 있다. 1년간 연수를 받고 합격하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으나, 만약 불합격하면 다시 1년간의 재교육을 거쳐 최종 퇴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교육청의 교원 평가는 더욱 철저하다. 3년에 한번씩 모든 교원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재임용, 조건부 재임용, 재임용 탈락 등으로 구분한다.

중국 최고의 명문 공립인 베이징(北京) 4중 에서는 교사들이 주기적인 평가를 받고 성적이 아주 나쁠 경우 교단을 떠나게 된다. 이 학교에선 전체 교사 1백20명 중 많을 때는 한 해 동안 4˜5명이 평가를 통해 교단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

우수 인력을 교단으로 유치하는 제도가 되어야
교사평가제가 시행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가? 가장 기대되는 것은 교사들의 교수,학습 지도능력과 생활지도능력의 향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학생지도능력은 평가의 유무를 떠나 교사로서 해야 할 마땅한 책무이자 자질이지만, 교사평가제를 통해 그 능력을 인정받은 교사들이 존경받고 우대받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보다 많은 인재들이 교사를 희망하는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본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교원임용시험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신규 교원들이 계속하여 자기 발전을 위한 연찬에 힘쓰고 질 높은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합리적이고 공정한 교사평가제는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들의 학생 지도 능력이 향상되면,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자연스럽게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공교육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교사평가제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있는가?
그러나, 교사평가제가 자칫 졸속으로 시행되어 교사들로부터 반발을 사게 되거나 학생과 학부모가 수긍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이는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당국의 입장만을 반영하여 교사 퇴출용 또는 교사 통제용으로 활용되거나, 또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장만을 과도하게 반영함으로써 교사들이 점수 따기나 인기에 영합하려고만 하거나, 혹은 교사들의 입장만을 반영함으로써 지금의 근무평정제와 같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여러 교육 주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교사평가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전제 조건
교사평가제가 성공적인 제도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합리적인 평가단의 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장은 물론, 모든 교원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능력을 가진 평가단으로부터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 이 제도는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사평가제는 현재 학교의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후, 학교의 정서에 어긋나지 않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이상적인 제도라 하더라도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면 심리적?물리적 저항을 받게 마련이다.

셋째, 교사평가제에 대한 교원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평가 결과가 점수화되고 개인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때 교원들이 그로 인한 심한 부담을 받게 될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현재의 제도에 안주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미 시대와 사회는 교원들의 변화를 학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모든 교원들이 보다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교사평가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앞장선다면 오히려 많은 난제들은 쉽게 풀려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공교육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교원평가제가 되어야
교사평가제는 교사의 교수,학습지도력, 생활지도력을 강화하여 학생의 학습력을 제고하며, 공정한 평가를 통하여 교원의 승진이나 연수 등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며, 교원 스스로 부단한 자기 연찬에 노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두어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평가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교사평가제를 개선해 나간다면, 교원들은 누구한테도 부끄럼이 없는 당당한 태도로 평가받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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