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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이렇게 생각한다: 교사평가제, 그걸로 부적격 교사 퇴출을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4: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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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한다: 교사평가제, 그걸로 부적격 교사 퇴출을

국민일보 2004.02.13.
박인옥(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무처장)

한동안 교육 관료와 학교장을 중심으로 각본이 짜인 ‘사랑의 매’ 전달식과 ‘스승 존중 풍토 만들기’ 운동이 유행한 적이 있다. 교육 현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를 소집하고 언론사까지 가세한 대대적인 행사로 소개되었다. 공교육이 무너졌다며 학생들의 태도를 질타하면서 정작 교사 자질 문제만은 치외법권의 영역으로,전문성을 침해하는 불경한 것이라며 교사 스스로 스승을 존중하라고 외쳤던 대표적인 예다.

안병영 부총리가 언급한 교사 평가 문제에 대해서도 교원단체들은 시기상조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학교의 권위주의에 반발하는 교사들이 교장과 교감에 의한 교원근무성적평가체계는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면서 동료 교사 간 평가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표현으로 피해가려 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오히려 동료 교원 상호 평가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의 평가권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교사의 학생 평가권이 교사의 고유 권한이고 교사에 대한 평가권이 교장의 고유 권한인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에서는 학부모와 학생의 교사 평가권 주장이 낯설게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수업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듯이 학부모와 학생의 참여가 평가절하되어야 할 문제는 아니다. 교직 사회의 온정주의와 폐쇄성으로 인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교원 상호간의 동료 평가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 참여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사 평가는 교사의 전문성은 물론 도덕성,윤리성에도 도움을 주어 교사의 교실 수업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학교 관리자의 평가가 치열한 승진 경쟁을 부추기고 비공개됨으로써 부작용을 낳고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지극히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교사의 자율성 문제는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 참여를 부정하고 거부해서 충족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교원인사제도 개혁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승진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과 승진과 인사에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 결과를 절대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상관이 없다.

교사 평가의 활용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더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부적격 교사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바람이다. 성폭력,성희롱,상습적 체벌 등 신뢰를 잃은 교사의 퇴출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가 인기투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학생의 평가를 받아본 교사들은 가장 정확한 평가자가 학생이라는 것에 별로 이견이 없다. 학교 평가 역시 평가단에 참여해본 학부모들의 다수가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사들에 의해 배척되고 매년 형식적인 평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 집단 간의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교직 사회가 스스로 평가받고 그 결과를 상호 교류하는 풍토를 만들어가는 것이 경직된 교직 사회의 악습을 개선하려는 책임 있는 행동으로 비쳐질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여줄 때라야 학교의 자율성과 교권이 함께 강화될 수 있으며,관료화된 교직 사회가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고,배운다는 것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라는 노랫말은 그래서 참으로 귀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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