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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설:평준화 뜯어고치는 교육부총리 돼야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4: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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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평준화 뜯어고치는 교육부총리 돼야

중앙일보 2003.12.23.

신임 안병영 교육부총리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그는 8년 전 교육부 장관 재직시 본고사 폐지와 종합생활기록부 전형자료화 등을 골자로 한 교육개혁안을 교육현장에 정착시키는 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는 어느 때보다 할 일이 많다. 교육정책 방향도 없이 흔들리다가 교육계의 갈등과 반목만 심화시키고 떠난 전임자의 실책을 추슬러야 하기 때문이다.

새 교육부총리는 산적한 난제 중 무엇보다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가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의 씨앗이 됐던 교육에 희망을 주기 위해 경쟁력 있는 엘리트 교육을 살리겠다"고 언급한 것은 올바른 문제 파악과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에서 평등주의를 배격하고 경쟁력 향상과 효율성 제고에 우선을 두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가 30년 전 도입한 평준화 제도의 골격을 손 한번 대지 않고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은 아예 국제경쟁을 포기하는 우물 안 교육이라고 할 만하다. 그 결과는 어떤가. 고1년생 열 명 중 한 명이 최소한의 기초학력도 갖추지 못하는 등 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다. 우등생과 열등생이 같은 교실에서 동일한 내용을 놓고 공부하니 학습 능률이 오를 리 없고,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잃으면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커지기만 한다. 수능의 난이도는 해마다 들쭉날쭉해 너도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교육은 내팽개치고 사교육에 매달려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한다.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교육구조를 그대로 두는 한 경쟁력 퇴조로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설 땅은 좁아진다. 그 해결책은 평준화 체제의 과감한 보완뿐이다. 사립고의 평준화는 완전히 해제해 설립 목적에 맞는 교육을 허용하고,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운영을 확대해야 한다. 이 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인 시.도 교육감이 갖고 있는 학교 설립 권한을 환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평준화 체계를 유지하는 공립고는 학생의 성적과 교사의 교습능력을 엄격하게 평가해 실적이 나쁜 학교를 퇴출시키는 데 망설임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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