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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민족사관고등학교 부임한 이돈희 교장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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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등학교 부임한 이돈희 교장


대한매일 03.12.09. 조한종 기자


"40여년전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중학교 선생님을 했던 추억이 아련히 살아납니다."
 
오랜 세월 서울대 교수와 교육부장관,교육개발원장 등을 지내다 얼마전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맡아 영재교육에 힘쓰고 있는 이돈희(66·李敦熙) 교장의 감회는 새롭다.
 
서울대 강단과 교육부를 오가며 한때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중심에 있었지만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회 초년생시절 고향 인근에서 중학교 선생님을 했던 시절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인생 황혼에 접어든 이 교장의 모습이 강원도 횡성 산간마을의 조용한 학교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평화롭고 화사한 얼굴이 천상 욕심 없는 선비 모습 그대로다.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외부에서 강의를 부탁해 올 때마다 서울 집을 찾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그래도 만족한다며 미소를 머금는다.
 
●"영재교육에 남은 열정 쏟을 것"
 
경남 양산의 연안 이씨 전통가풍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아온 것도 온화한 학자풍의 모습을 간직해온 비결일 것이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행동이나 말 한마디 조심하라.'는 할머니의 엄한 교육을 받고 자라며 자연스레 몸에 밴 모습일 게다.
 
이렇듯 평생 올곧은 학자의 길을 걸어왔기에 뒤늦게 보람된 영재교육에 열정을 쏟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민족사관고등학교와의 인연은 이 학교 태동기에 교육개발원장을 지내며 설립자인 최명재 파스퇴르유업 회장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어지면서부터다. 개교때부터 축사를 하는 등 늘 학교를 관심있게 지켜 보다 3개월전 아예 교장으로 부임했다. 설립자인 최 회장의 "영재교육을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가 초창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영재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한 단계 발전된 청사진을 마련했다.
 
●세계 속 최고 사립 명문학교 목표
 
세계 최고의 자립형 사립고교인 미국의 '필립스앤도버'와 영국의 '이튼스쿨'을 목표로 이제는 미래가 있는 정착된 영재학교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귀족학교'라는 일부 부담스러운 평가를 불식시키고 기부금제도와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장학제도 마련, 미래 교육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에 힘쓰겠다는 것이 이 교장의 포부다.
 
그는 "세계 명문대학 입학과 경시대회 수상 등을 통해 학교가 널리 알려지면서 설립 초기 교내 갈등과 불평은 이제 찾아 볼 수 없다."며 진정한 세계 속의 사립 최고명문학교를 꿈꾸고 있다.
 
'기부금제도'정착은 학교 모기업인 파스퇴르유업의 지원에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IMF체제 이후 모기업이 어려워지면서 초창기 무료 교육의 틀이 무너졌고 현재 일반고등학교 3배정도의 납입금만으로는 안정된 영재교육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문회사에 의뢰해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겠지만 우선 서울에 사무실을 내고 뜻있는 독지가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영재교육을 위한 기부금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잘 키운 영재 몇몇이 결국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우리도 선진 외국처럼 영재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장의 생각이다. 돈 있는 집안의 자녀들만 입학하는 ‘귀족학교’가 아닌 가난하지만 유능한 인재를 널리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도 내년부터 도입한다. 우선 '저소득층 우수자녀 장학기금제도'를 도입해 잠재력 있는 영재는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영재발굴팀'등 과감한 미래 투자
 
자체 영재판별 검사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을 중심으로 '영재 발굴팀'을 구성, 영재를 찾아가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또 입학기준이 너무 높다 보니 사교육에 의존해야 입학이 가능한 불합리성을 없애기 위해 내신성적이 좋거나 경시대회 우수자, 영재 발굴팀에서 선발된 학생들로 입학정원의 일부를 충원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학교 자립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전교생 190명 수준을 3∼5년내에 450∼50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당장 내년 신입생을 150명까지 늘려 선발했고 2,3학년 학생도 편입생을 80여명 더 뽑을 계획이다. 그렇다고 입학 학생들의 성적이나 질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이 교장은 "영재교육 시스템과 많은 졸업생들의 외국 명문대 입학이 알려지면서 종전보다 훨씬 뛰어난 인재들이 찾고 있어 오히려 질적으로 월등히 향상되고 있다."고 자랑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영재 양성해야"
 
시설 투자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현재 13∼15인 기준으로 교실이 마련돼 있다 보니 당장 넓은 체육관이나 다양한 크기의 교실이 아쉬운 실정이다.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과학실험실 수준도 세계 최고시설에는 많이 미흡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래가 요구하는 영재교육시설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교장은 "우리나라도 영재를 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할 때"라며 "이제는 사회적 봉사를 기본으로 국가 경쟁력을 위한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국가적 투자차원에서 영재양성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는 지난 98년 영재교육을 표방하면서 설립돼 그동안 미국과 영국 등 해외 명문대학에 학생들을 진학시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최연소 서울대 사범대학 학장을 지냈고 한국교육개발원장·교육부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세계교육한국협회장과 한국열린교육협의회 이사장,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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