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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여유' 중심에서 '학력' 중시 교육과정으로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4: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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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중심에서 '학력' 중시 교육과정으로

주간교육정책포럼 2003.11.27. 정광희 박사(KEDI)

중앙교육심의회는 10월 7일, 신학습지도요령의 부분 개정 제안을 담은 답신을 문부과학성 대신에게 제출하였다. 이 답신 내용에 따라 그 동안 교육개혁의 핵심개념으로 자리잡아 왔던 「여유(ゆとり敎育)」과 학교 주5일제에 대응하기 위해 1998년에 고시, 2002년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신학습지도요령」(「학습지도요령」은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국가수준의 커리큘럼을 의미)은 시행 2년 만에 재검토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완전 학교 주5일제로 들어간 2002년을 전후로 학력저하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이에 문부과학성은 2002년에 「확실한 학력(確かな學力)」을 강조하면서 「학습의 권장(學びのすすめ」를 내놓았으나, 이는 오히려 그 동안 문부과학성이 중시해 왔던 「여유」교육 방침을 불투명하게 함으로써 학교 현장을 혼란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낳기도 하였다. 이번 중앙교육심의회의 답신은 이러한 학력 저하를 둘러싼 우려와 혼란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답신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것은 학습지도요령에서 제시하는 내용 이상을 가르쳐도 된다고 강조한 점이다. 이는 이해가 앞서있는 아이들에게는 발전적인 내용을 학습케 함으로써 학력을 향상시켜간다고 하는 생각에 기초한 것으로, 일명 수준별 교육과정으로 불리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7차 교육과정과 상통한다. 원래 문부과학성은 이전부터도 발전적인 학습을 용인해 왔었다. 문부과학성은 「학습의 권장」을 낸 이래로 「확실한 학력」의 육성을 키워드로 하면서 학습지도요령을 넘는 내용 지도를 학교 현장에 촉구하였고, 교과서 기술도 인정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전과 일관된 정책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 문부과학성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여유 교육으로부터의 방침 전환」으로 학교 현장에 비추어져 혼란을 빚었던 것이 그 간의 경과이다.

신학습지도요령과 「학력」에 대한 답신의 기본 입장은 다음과 같다. 즉, 1) 신학습지도요령의 기본적인 목표는 「생활력(살아가는 힘, 生きる力)」의 육성이다. 이를 위해 각 학교는 가정,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생활력」을 지적인 측면에서 이해한 「확실한 학력」을 착실히 육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여기서 「확실한 학력」이란, 지식이나 기능에 사고력, 판단력, 표현력 등이 포함된 것이며, 배우는 의욕을 중시한 것이다). 2)「종합적인 학습의 시간」 등을 통해서 학습 동기를 유발시키고, 아동의 실태나 지도 내용에 따라 「개개인에 적합한 지도」를 유연하고 다양하게 도입함으로써 「알기 쉬운 수업」을 하여 아동의 학습의욕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3)전국적·지역적인 조사를 통해 「확실한 학력」의 종합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각 학교의 지도 충실·개선과 교육과정의 기준에 대한 부단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답신은 기본적으로 신학습지도요령의 목표를 충실히 할 것과, 이를 위해서 학교와 교육위원회가 「생활력」「확실한 학력」을 육성하기 위해 그 내실화와 개선방안을 세워 내년도부터의 교육과정과 지도에 반영할 것, 그리고 가정·지역사회, 교육위원회·국가는 각각의 입장에서 학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 등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1)학습지도요령의 「기준성」의 명확화, 2) 교육과정을 적절하게 실시하기 위한 필요한 지도 시간의 확보, 3)「종합적인 학습의 시간」의 충실, 4)「개인에 맞는 지도」의 충실, 5)교육과정 및 지도의 충실, 개선을 위한 교육환경의 정비 등을 제시하였다.

이 중,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부분이 학습지도요령의 「기준성」의 명확화이다. 즉, 「기준성」 「제한 규정」에 대한 기술을 수정하여 기준성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개성을 살리는 교육과 창의성 교육을 더욱 충실히 해 나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학습지도요령의「기준성」이란, 명시되어 있는 공통된 지도내용을 확실히 지도한 위에, 아동의 실태에 기초하여 지도요령을 넘는 내용도 지도할 수 있는 성격을 말한다. 이 밖에 학습지도에 필요한 실질적 시간의 확보와 그를 위한 지도 방법·지도 체제에 대한 질적 개선 도모, 발전학습·보충학습 등 개개인에 맞는 지도의 강조 등도 포함되어 있는데, 관점에 따라서는 이제까지의 「여유교육」으로 일관했던 문부과학성의 입장이 전환된 것으로도 해석될 소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번 답신에 대해서 위원들 간에도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 시행 2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여유」교육의 성과를 성급히 판단, 신학습지도요령을 재검토한다고 하는 것은 학교 현장에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는 의견도 있는가 하면, 이번 답신은 신학습지도요령의 틀 안에서 학교 주5일제에 대한 메스도 가하지 않은 채, 당면 과제에 대응하는 방책에 불과한 것이어서 향후 전면적인 개정 논의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강경한 의견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번 답신의 중요 특징 중의 하나가 「최저기준」이라고 하는 학습지도요령의 성격을 명확히 함으로써 문부과학성이 모든 것을 정하지 않고 학교가 상황에 따라 실천할 것을 촉구한 점에 있다고 한다면, 문부과학성은 각 학교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며, 학교 현장은 문부과학성의 지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 낸다고 하는 자각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진정으로 필요한 「학력」이란 무엇인지? 「학력」과 답신에서 강조하고 있는 「확실한 학력」과는 어떤 관계를 갖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습득하게 하는 구체적인 방책이란 무엇인지 등을 심도있게 논의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은 7차 교육과정 시행을 둘러싼 난항 등 일본과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 학교 주5일제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 있다. 학습지도요령을 둘러싼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은 선행 사례가 되고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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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中央敎育審議會, 「初等中等敎育における當面の敎育課程及び指導の充實,改善方策について(答申)」,
200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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