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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사]현행 평준화는 배급제, 능력 따른 교육이 定石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3: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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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평준화는 배급제, 능력 따른 교육이 定石
홍성대 전주 상산고 이사장

중앙일보 03.11.04 강홍준 기자


"자립고는 귀족학교와 달라 알아서 하도록 맡겨두어야"
"평등 좋아하지만 경쟁 안시키고 획일적 틀 속에 가둬놓고 무슨 인재를 기르겠다는 건가."

지난 37년간 무려 3천7백만권이 팔려나가 국내에선 성경 다음 베스트 셀러로 손꼽히는 '수학의 정석'저자인 홍성대(洪性大.67.사진) 전주 상산고 이사장의 말이다.

이런 소신 때문에 그는 올초 학교를 자립형 사립고로 전환했다.

"지금 학교는 자구 노력을 할 뜻이 없어도 정부가 부족한 운영비를 척척 대주고 배급하듯이 학생 뽑아주지요. 이런 게 배급제식 평준화 아닙니까. 그런데도 자립해 보려는 학교 뒷다리는 왜 잡나요."

그는 그동안 겪어온 맘고생을 이같이 털어놨다.

중고생들에게 책을 팔아 번 돈으로 1981년 상산고를 세우고 올해엔 1백20억원을 쏟아부은 그에게 자립형 사립고가 왜 고통이었을까. 洪이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현행 자립형 사립고가 맞부닥친 '평준화-획일화'라는 장애물을 낱낱이 소개했다. 그는 '자립형 사립고의 정석'도 제시했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받을 때까지 '평준화를 깬다'는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했다. 솔직히 내 자식이 못다닐 것 같으니까 너도 다니지 말라는 사회적 질시감이란 높은 벽을 실감했다."

-자립형 사립고는 등록금도 일반 학교에 비해 세 배나 받고, 마음껏 학생을 뽑는 귀족학교 아닌가.
"귀족학교라니. 상산고 학생 한 명이 과외를 받지 않고 한 달에 학교에 30만원쯤 내는데 이게 귀족학교인가. 자립형 사립고란 국가적으로 볼 때 특성 있는 인재 기르자는 시도 아닌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게 하는 게 헌법 규정이다. 그런데 평준화 고수론자들은 '능력에 따라'라는 말은 왜 쏙 빼놓는지 모르겠다."

-학교에 입학한 학부모들은 학비 부담을 호소하나.
"학부모 설명회 때 내가 '학생 한 명당 1년에 2백만원씩 대주고 있는지 아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수긍하더라. 3백명 들어가는 기숙사에 방마다 화장실 넣어주고, 과학실, 도서관 다 따로 있는 학교를 우리나라에서 봤느냐. 정석 책 판 돈 다 털어 넣었다."

그는 미 브라운대 영문학 박사 등 원어민이 가르치는 어학수업에서는 30명 들어가는 교실이 둘로 나누어지고, 서울대 등 현직 교수들이 이 학교에 출강해 수업을 할 때는 여러 개 교실이 합쳐져 대형 강의실을 이루는 변형 교실을 열심히 소개했다.

-평준화 체제는 어떻게 보완해야 하나.
"전면 해체엔 반대한다. 공립은 보편성 교육을 하고, 사립은 특성화 교육을 하는 등 역할을 달리해야 한다. 왜 우리나라엔 영국의 이튼 같은 학교가 생기면 안되느냐."

-자립형 사립고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나. 정석이 있나.
"제발 알아서 스스로 하게 놔둬라. 서울의 S학교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만을 받는 자립형 사립고를 세우려다가 '재단부담 의무 규정'때문에 포기한 적도 있다. 누가 (학교운영)하라고 협박해서 학교를 꾸려가는 사학이 있는가. 스스로 좋아서 한 것이다. 왜 강제로 얼마씩 내라고 하느냐. 그냥 놔두면 알아서 경쟁하고 질 개선한다."

서울대 수학과 동문인 셋째딸과 사위를 '수학의 정석' 집필 후계자로 정한 洪이사장은 "요즘 학교가 붕괴되고 있다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 봐라. 눈이 벌겋게 돼 공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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